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RoomRoom Vol.22>에 참여합니다. “모든 예술은 방에서부터 시작된다.”라는 개념하에 아시아 각국의 창작자들이 한 호텔에 모여 룸마다 자신만의 전시를 꾸립니다.

  ‘방’은 제게 중요한 장소이자 요소입니다. 10대 시절에는 방 안에만 있었거든요. 텔레비전을 종일 틀어놓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블로그나 플리커, 텀블러를 매일매일 체크했고, 아이돌 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을 새벽까지 보았어요. 책을 읽었고, 인터넷 쇼핑몰 속 예쁜 물건을 탐했어요. 그림도 많이 많이 그리고 일기도 많이 많이 썼답니다. 

  하지만 그 시절 방에서 잠들고 깨나던 때, 창문으로 햇살이 뜨거울 때 자던 낮잠과 낮잠에 들려고 눈을 감았을 때 보이던 것들은 제게 온화하지만은 않습니다. 날카롭고 예민한 것에 긁힌 치명적이진 않은 상처 같아요. 이번 대만 전시에는 그런 조각들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방 안에 있는 물건들 -컵, 화병, 옷, 커튼-에 모두 붉게 긁힌 자국들을 그려 넣었어요. 물론이지만 아프지만은 않고 아름답게 만들었습니다.

  6월의 대만은 아주 습하고 덥고, 비가 많이 온다고 해요. 대만은 제게 큰 나무의 나라, 보도블록의 바닥재가 반짝이는 나라, 밤공기가 부드럽게 몸을 안아주는 나라입니다. 어디까지나 여행자의 시선이지만요. 너무 더워 괴롭겠지만, 그 계절과 기후 속으로 작품이 든 캐리어와 비행기를 타고 진입하는 장면을 떠올립니다. 왠지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파도의 거품들, 김성혜 드림

「 The Room of Red Déjà-Vu

어릴 적 꾸었던 꿈의 조각들,

감은 눈 위로 쏘이던 햇볕이 시야를 붉게 물들였다.

마구잡이로 흔들린 것, 번진 것, 깨진 것들을 보았다. 

어린 날의 나는 방에서 잠들었고, 날아다니고, 미래를 점치고, 쫓기고, 포옹하고, 크게 웃었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내가 꾼 꿈들을 조각 낸 데쟈뷰. 」

RoomRoom 【 Vol.22 】

日期 ▎6/14 - 6/15（六日）

時間 ▎11:00 - 18:00

地點 ▎路得行旅台中館 9-12F

入場 ▎網路預購$200

자세한 정보는 아래 계정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oom_room_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