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생각나는 어릴 적 일이 있어요. 초등학교 때 같은 반에 심술궂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던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왜, 반에 그런 친구 한 명씩 꼭 있지 않았나요? 장난기가 있어도 인기 많은 친구가 있는가 하면, 괜히 곁에 가면 위험해질 것 같은, 휘말리게 할 것 같은 친구. 어찌 보면 매력인데 부족한 어휘로 그저 ‘싫다’로 퉁치고 마는 아이. 그야말로 악동.  

  어느 날 그 아이가 스스로 자기 혀를 잘랐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몇몇 아이들이 모인 데서 보란 듯이 가위로요. 누구누구가 핏자국을 보았다더라, 선생님이 재빠르게 데리고 나갔다더라, 이런저런 이야기가 따라붙고 불어나서 기묘한 공기가 흘렀어요. 

  그때도 지금도 왜일까, 왜였을까 생각할 때가 있어요. 왜 하필 혀였을까? 웃었을까, 울었을까? 아니면 웃다가 울었을까? 아팠을까 다시 말을 할 수 있을까? 거짓말처럼 그 뒤로의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아요. 사실인지 아닌지도 이제는 헷갈리고요. 

  어쩌면 예전에 꾸었던 꿈을 기억하는 것인지도요. 아니면 바로 어제 꾼 꿈을 예전에도 꾸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요. 이런 기묘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언젠가는 친구가 좋다고 추천해 준 영화에 자전거 탄 소녀가 인상 깊었다기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전거를 기다렸는데 자전거 자체가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또 다른 언젠가 남자 친구가 읽고 있는 책을 나도 어렸을 때 읽었다며, 그 책에 나오는 좋아하는 묘사를 말해주었는데 그 부분은 끝끝내 나오지 않았다고 해요. 

  흠, 이런 가짜 기억이나 가짜 같은 일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말기로 하죠. 뭐, 모든 게 의미 있을 순 없으니까요. 

[BLACK SHEEP] POP-UP
2024.08.30(fri) - 09.15(sun)

이단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기록된
6개의 브랜드, 그들이 각자 해석한
6가지 블랙쉽을 만나보세요

E.Dan X 6 Blacklist
① 원형들 @wonhyeongdeul
② Tree Likes Water @treelikeswater
③ 다이브레코드 @diverecords_seoul
④ 나이트프루티 @nightfruiti
⑤ 파도의거품들 @foams_of_wave
⑥ 률 @ryul.official
+ 진진키친 @zinzin.kitchen (online only)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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